무선 이어폰을 4년째 쓰고 있는데 바꿀 생각이 없다면, 그건 제품이 좋아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제품이 별로라서일까요? 저는 에어팟 2세대를 4년째 사용 중인데, 솔직히 갤럭시 버즈 시리즈를 보면서도 바꿀 이유를 못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갤럭시버즈4 프로는 좀 다릅니다. 전작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대부분 개선했고, 특히 노이즈 캔슬링(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여기서 노이즈 캔슬링이란 이어폰 외부의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감지한 뒤, 반대 위상의 소리를 만들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아이폰 사용자인 제가 봐도 갤럭시 사용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제품으로 완성도가 올라왔습니다.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성능 변화를 짚어보겠습니다.

노캔성능: 저역대는 개선, 고역대는 아쉬움
갤럭시버즈4 프로의 가장 큰 변화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입니다. 전작인 버즈3 프로와 비교했을 때 백색소음 차단율이 체감상 25% 이상 향상되었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백색소음을 재생한 뒤 노캔을 켜면, 버즈4 프로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차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에어팟 프로2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2는 노즐 부분이 귓구멍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설계로, 물리적 차음(패시브 노이즈 차단)이 우수합니다. 여기서 패시브 노이즈 차단이란 이어팁의 밀폐력만으로 소음을 막는 방식을 말합니다. 저역대 소음은 두 제품 모두 비슷하게 잘 막지만, 고역대 소음은 에어팟 프로2가 확실히 더 효과적으로 차단했습니다.
| 비교 항목 | 갤럭시버즈4 프로 | 에어팟 프로2 |
|---|---|---|
| 저역대 소음 차단 | 매우 우수 | 매우 우수 |
| 고역대 소음 차단 | 보통 (체감 70%) | 우수 (정적 수준) |
| 착용 방식 | 커널형 | 깊은 커널형 (물리 차음 우수) |
제가 실제로 지하철에서 테스트해봤을 때, 버즈4 프로는 지하철 소음의 70% 정도를 차단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노래를 재생하면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수준이지만, 노래 없이 노캔만 켰을 때는 여전히 주변 소리가 약하게 들립니다. 반면 에어팟 프로2는 노래 없이도 거의 완벽한 정적을 만들어줍니다. 화이트 노이즈 이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노캔을 켜면 '쉬-' 하는 미세한 잡음이 들리는데, 이는 개체 편차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이트 노이즈의 경우 저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소리에 민감한 분들은 구입 전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시길 권합니다. 주변 듣기 모드는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에어팟은 이어폰을 안 낀 것처럼 자연스럽다면, 버즈4 프로는 약간 마이크를 통한 느낌이 있지만 실용성은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음질개선: SSC 코덱과 밸런스형 튜닝
버즈4 프로는 물리적 드라이버 구성부터 달라졌습니다. 저역대를 담당하는 다이나믹 드라이버(우퍼)의 진동판 크기가 전작 대비 20% 증가했고, 고역대를 담당하는 트위터는 11% 작아졌습니다. 이 변화는 음질 튜닝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SSC 코덱(Samsung Seamless Codec)을 지원하여 최상의 음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SSC 코덱이란 삼성이 자체 개발한 고음질 무선 전송 기술로, 초고음질 오디오 재생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코덱은 갤럭시 기기에서만 작동하며,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일반 AAC 코덱으로 재생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저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All of the Lights'로 음질을 직접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청음 결과, 에어팟 프로는 고역대 분리감이 가장 뛰어났지만 고음이 너무 날카롭게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버즈3 프로는 베이스가 강하지만 중고역대가 다소 답답하게 들렸던 반면, 버즈4 프로는 이 둘 사이에서 밸런스를 아주 잘 잡았습니다. 베이스는 묵직하게 잡아주면서도 중고역대가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느낌을 줍니다.
키키의 'Boom Boom Pow'처럼 베이스가 강한 곡에서도 다른 악기 소리가 묻히지 않고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제 경험상 대중적인 취향에 가장 잘 맞는 튜닝이라고 봅니다. 블루투스 버전도 5.4에서 6.1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블루투스 6.1은 기존 버전 대비 전송 안정성이 향상되고 배터리 효율이 개선된 최신 규격으로, 실제 사용에서 음악이 끊기는 현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용성: 케이스 설계와 조작감 개선
솔직히 버즈3 프로를 사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이어버드를 케이스에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삼각형 기둥 구조 때문에 정확한 방향으로 맞춰서 넣어야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정말 번거로웠습니다. 특히 운동 후 땀 흘린 상태에서는 더욱 미끄러워서 제대로 안착시키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버즈4 프로는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케이스 안쪽에 투명한 돌기가 추가되어 이어버드를 눌러 고정시켜줍니다. 덕분에 방향 걱정 없이 그냥 넣으면 자석처럼 딱 들어가고, 충전 접점 불량으로 인한 배터리 방전 문제도 사라졌습니다. 케이스 디자인도 1·2세대처럼 네모난 형태로 돌아왔습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라 휴대성이 좋고, 뚜껑이 블랙 투명 소재라서 이어버드가 안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작감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버즈3 프로는 삼각형 기둥을 꼬집듯이 눌러야 해서 오작동이 잦았는데, 버즈4 프로는 양쪽 끝의 넓은 면적을 터치하는 방식이라 실수가 거의 없습니다. 헤드 제스처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알림이 왔을 때 고개를 끄덕이거나 저으면 수락·거절이 가능한데, 운동 중에 손을 쓰기 어려울 때 매우 유용합니다. 다만 에어팟처럼 진동 피드백이 없어서 인식 여부를 바로 알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초광대역 음성(Ultra Wideband Voice) 기능도 통화 품질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여기서 초광대역 음성이란 일반 통화보다 2배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목소리를 더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지하철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 테스트했을 때, 배경 소음이 확실히 줄어들고 제 목소리만 또렷하게 전달되었습니다. 단, 이 기능은 갤럭시 S25 이후 모델에서만 지원됩니다.
배터리는 전작과 재생 시간은 동일하지만, 블루투스 6.1의 효율 개선으로 실사용 시간은 조금 더 길어진 느낌입니다. 제가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하루 2~3시간씩 써도 2일은 거뜬했습니다. 다만 에어팟처럼 케이스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요소입니다. 뚜껑을 열어야만 확인 가능한데, 이 부분은 다음 모델에서 개선되길 바랍니다.
종합적으로 갤럭시버즈4 프로는 전작의 주요 단점들을 거의 모두 개선한 완성도 높은 무선 이어폰입니다. 출시가는 35만9천 원으로 에어팟 프로보다 1만 원 저렴하지만, 버즈 시리즈는 출시 후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2~3개월 뒤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아이폰 사용자인 저도 갤럭시폰을 쓴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출처]
삼성전자 공식 커뮤니티: https://r1.community.samsung.com
블루투스 SIG: https://www.bluetooth.com